내가 이 문제를 만난 순간
6월에 「내집마련 도전기 6화」를 쓰면서 내집마련 예산 계산을 처음 제대로 해봤다. 그때 결론은 이랬다.
“LTV 한도는 4억 2천인데 DSR 한도가 3억 5천으로 더 낮게 나왔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둘 중 낮은 쪽 — 3억 5천이 기준이 된다.”
두 달 뒤, 자금계획 엑셀을 다시 열었다. 이번엔 대충이 아니라 5개년으로 짰다. 연도별 저축액, 결혼과 출산 시점, 기존 대출 잔액까지 다 넣었다. 그리고 대출 한도를 다시 계산했는데 — 숫자가 안 맞았다.
DSR 한도가 3억 5천이 아니라 4억 9천으로 나왔다.
처음엔 엑셀 수식을 의심했다. 세 번 다시 넣어도 같았다. 틀린 건 엑셀이 아니라 6월의 나였다.
내집마련 예산 계산에서 무엇을 틀렸나 — DSR이 아니라 LTV였다
6월엔 네이버 DSR 계산기에 숫자를 넣고 나온 값을 그대로 썼다. 문제는 넣은 조건이었다. 대출 기간을 30년으로 잡았고, 금리도 그때 눈에 보이던 시중 금리를 넣었다.
실제 은행 심사는 조건이 다르다. 나는 40년 만기를 쓸 계획이고, DSR 심사는 실제 금리가 아니라 가산금리를 얹은 심사금리로 본다. 심사금리 6.3%에 40년 만기를 넣고 다시 계산하니 이렇게 나왔다.
| 항목 | 값 |
|---|---|
| 부부합산 연소득 | 8천만원대 |
| DSR 40% 한도 (심사금리 6.3% · 40년) | 월 281만원 |
| → 최대 대출 가능액 | 약 4억 9천만원 |
| 실제로 필요한 대출 | 3억 6천만원 |
DSR은 1억 3천만원이나 남는다. 안 걸린다.
그러면 뭐가 나를 묶고 있는가. LTV다. 생애최초는 LTV 70%까지 나온다. 뒤집으면 집값의 30%는 무조건 내 돈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취득세·중개수수료·법무비 같은 부대비용이 집값의 약 1.75% 더 붙는다.
즉 집값의 31.75%를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이게 진짜 병목이었다.
그래서 나온 숫자 — 저축 1원 = 구매력 3.15원
여기서 계산이 뒤집힌다. 자기자본이 병목이라면, 반대로 자기자본이 1원 늘 때마다 살 수 있는 집은 얼마나 커지는가.
1 ÷ 0.3175 = 3.15
내가 1원을 더 모으면 살 수 있는 집값은 3.15원 올라간다.
우리 매수 데드라인은 2027년 말이다. 지금부터 17개월 남았다. 이걸 대입하면 월 지출 절감액이 이렇게 번역된다.
| 월 절감액 | 17개월 누적 | 살 수 있는 집값 상승분 |
|---|---|---|
| 5만원 | 85만원 | +268만원 |
| 10만원 | 170만원 | +535만원 |
| 20만원 | 340만원 | +1,071만원 |
| 30만원 | 510만원 | +1,606만원 |
| 50만원 | 850만원 | +2,677만원 |
이 표를 만들고 나서 지출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
월 10만원짜리 구독료를 끊는 게 “10만원 아끼기”가 아니라 “집값 535만원 올리기”였다. 월 30만원을 줄이면 목표가가 5억에서 5억 1,600만원이 된다. 우리 후보 지역에서는 단지가 통째로 바뀌는 크기다.
절약을 못 해서 안 한 게 아니었다. 아끼는 돈이 얼마짜리인지 몰라서 안 했던 거다.
두 번째 시행착오 — 금리 가정도 최저값이었다
계산을 고치고 나서 하나 더 걸렸다. 자금계획에 넣은 대출금리가 4.01%였다. 월 상환액 146만원(3억 5천 / 40년)이라는 숫자가 여기서 나왔다.
그런데 이 4.01%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다시 확인해보니, 은행연합회 공시에서 아파트 담보·분할상환 상품 45개 중 최저값이었다. 45개 중 4.01%인 상품은 딱 하나다. 17개 은행 상품 전체를 다시 집계해봤다.
| 구분 | 최저금리 평균 |
|---|---|
| 전체 45개 상품 | 4.95% |
| 변동금리 (26개) | 4.66% |
| 고정금리 (19개) | 5.34% |
| 내가 쓴 값 (최저) | 4.01% |
평균 4.95%로 다시 계산하면 이렇게 된다.
| 금리 | 40년 만기 월 상환액 | 30년 만기 |
|---|---|---|
| 4.01% (내 가정) | 146만원 | 167만원 |
| 4.95% (실제 평균) | 168만원 | 187만원 |
월 22만원 차이다. 40년이면 총액으로 1억이 넘는다.
내 계획은 “가장 좋은 조건을 받는다”를 전제로 짜여 있었다. 최저금리 상품에는 대개 급여이체·카드실적 같은 우대 조건이 붙고, 심사에서 다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계획을 평균값 기준으로 다시 잡고, 4%대 초반을 받으면 그건 보너스로 두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했다
세 가지를 바꿨다.
첫째, 목표가를 계산 상한보다 낮춰 잡았다. 2027년 말 자기자본 1억 6천만원 기준으로 계산상 상한은 5억 1,700만원이 나오지만, 작업 기준은 5억으로 고정했다. 차액 1,700만원은 부대비용 초과분, 금리 상승, 급매 협상 실패에 대한 완충이다. 상한을 목표로 잡으면 완충이 0이 된다.
둘째, 가계부를 ‘절약 기록’이 아니라 ‘구매력 환산표’로 바꿨다. 매달 절감액에 3.15를 곱한 값을 같이 적는다. 숫자가 훨씬 크게 보이니까 유지가 된다.
셋째, 대출 상담을 앞당기기로 했다. DSR이 남는다는 건 계산상의 이야기고, 기존 대출이 한도를 잠식하는 폭은 은행마다 다르게 볼 수 있다. 잔금일에 전세보증금 반환·전세대출 상환·주담대 실행이 같은 날 맞물려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이건 2027년에 알아보면 늦다.
정리
- 6월의 내집마련 예산 계산에서 “DSR이 한도”라고 썼는데 틀렸다. 계산기에 30년·시중금리를 넣은 게 원인이었다. 실제 심사 조건(40년·심사금리 6.3%)으로 다시 하니 DSR은 1억 3천만원이 남았다.
- 나를 묶는 건 LTV, 즉 자기자본이다. 집값의 31.75%를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 그래서 저축 1원은 구매력 3.15원이 된다. 월 10만원 절감 = 집값 535만원.
- 금리는 최저값이 아니라 평균값(4.95%)으로 계획한다. 최저 가정과 월 22만원 차이가 난다.
- 계산은 한 번 하고 끝내면 안 된다. 6개월 뒤에 다시 하면 다른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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