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나온 날 제일 먼저 한 일
오늘 8·13 대책이 나왔다. 헤드라인은 “결혼 페널티 해소”였다.
나는 내년에 결혼하고 2027년 말에 집을 살 계획이라, 보금자리론 신혼부부 소득요건이 바뀐다는 대목에서 손이 멈췄다.
기사를 세 개쯤 읽고 바로 내 자금계획 파일을 열었다.
그리고 30분쯤 계산하고 나서, 처음 생각과 결론이 달라졌다.
우리는 «합쳐서» 안 되는 집이었다
보금자리론 소득요건은 이렇게 나뉜다.
| 대상 | 소득 기준 |
|---|---|
| 미혼 | 연소득 7,000만원 이하 |
| 신혼부부 (혼인신고 7년 이내) | 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 |
우리 부부는 합산하면 이 8,500만원 선을 넘는다. 그래서 정책 정리 파일에 “자격 미달”이라고 적고 후보에서 지워뒀었다.
억울한 건 각자로 보면 아무도 고소득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둘 다 평범한 직장인 연봉이고, 각자 따로 보면 7,000만원 선 아래다.
그런데 합치는 순간 탈락한다.
이게 사람들이 “결혼 페널티”라고 부르는 것의 실체다. 혼자였으면 둘 다 됐을 텐데, 결혼했다는 이유로 안 된다.
8·13이 바꾼 건 정확히 이 지점이다

10월부터는 「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 또는 「부부 중 1인 7,000만원 이하」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된다.
우리는 부부합산으로는 여전히 탈락이다. 그런데 1인 기준으로 보면 둘 다 7,000만원 아래다.
안 되던 게 된다. 반년 동안 지워뒀던 선택지가 다시 표에 올라왔다.
그런데 보금자리론이 은행보다 유리하지도 않았다
자격이 생겼으니 갈아탈까 싶어 은행 대출과 나란히 놓고 계산했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 은행 생애최초 | 보금자리론 | |
|---|---|---|
| LTV | 70% | 80% |
| 대출액 | 3.62억 | 3.60억 |
| 금리 | 4.01% (변동) | 4.05~4.35% (고정) |
| 월 상환 (40년) | 152만원 | 152~158만원 |
LTV가 70%에서 80%로 올라가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오히려 조금 줄었다.

보금자리론에는 대출한도 3.6억이라는 천장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내 목표 집값 5.17억에 LTV 80%를 적용하면 4.12억이 나오지만, 한도가 3.6억에서 끊는다.
결국 LTV 70%짜리 은행 대출과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금리도 은행이 더 쌌다. 4.01% 대 4.05~4.35%. 월 상환액 차이는 몇만 원 수준이다.
LTV 숫자만 보고 좋다고 판단할 뻔했다.
대출은 LTV·DSR·한도 세 가지 중 가장 낮은 값에서 끊긴다는 걸, 이번에도 한도에서 배웠다.
그래도 후보에서 빼지 않은 이유
그럼 보금자리론은 의미 없나. 그건 아니다. 고정금리라서다.
지금 내가 기준으로 삼은 은행 금리 4.01%는 변동금리다. 2028년에 첫째가 태어나면 배우자 소득이 줄어드는 구간이 온다.
그 시기에 금리가 오르면 월 상환액이 같이 오른다. 소득은 줄고 상환액은 느는 구간이 겹치는 것이다.
고정금리는 그 시나리오를 막아준다. 지금 0.04%p 비싼 값은 그 보험료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지금 정한다”가 아니라 이렇게 잡았다.
매수 시점(2027년 말)에 금리 방향을 보고 다시 비교한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이면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 내리는 국면이면 은행.
총량 2배 완화, 내 차례는 아니었다
대책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두 배 올린다는 것.
대출이 두 배로 풀린다는 말처럼 들려서 반가웠는데, 기사를 더 읽어보니 아니었다.
늘어난 여력은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같은 공급 관련 대출로 간다. 별도로 관리된다고 한다.
기존 아파트를 사려는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에는 따로 배정된 몫이 없다. 남은 여력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는 그대로다.
나는 서울 구축을 살 계획이다. 총량이 늘었다는 뉴스가 내 대출 한도를 늘려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시장 전체에 돈이 더 풀리면 집값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쪽이 나한테는 더 현실적인 영향이다.
계산하다 발견한 진짜 함정
마지막에 하나 더 걸린 게 있다. 이게 제일 중요했다.
새로 생긴 1인 기준도 「신혼부부」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신혼부부의 기준은 결혼식이 아니라 혼인신고 7년 이내다.
우리는 2027년에 결혼하고 그해 말에 집을 살 계획이다.
그런데 혼인신고를 매수 이후로 미루면, 매수 시점에는 신혼부부가 아니다. 8·13으로 생긴 1인 기준을 쓸 수 없다.
순서 하나로 자격이 갈린다.
그래서 자금계획에 “혼인신고 → 매수” 순서를 못 박아 뒀다. 세부 요건은 10월 시행 공고를 봐야 확실해지니, 그때 다시 확인할 항목으로 남겨뒀다.
정리
- 보금자리론 신혼부부 소득 기준은 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 우리는 이 선을 넘어서 자격이 없었다.
- 각자 따로 보면 둘 다 7,000만원 선 아래인데, 합치는 순간 탈락한다. 이게 결혼 페널티의 실체다.
- 8·13으로 10월부터 「부부합산 8,500만 이하」 또는 「1인 7,000만 이하」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된다. 안 되던 게 된다.
- 그런데 보금자리론이 은행보다 유리하지 않았다. LTV 80%여도 대출한도 3.6억에서 끊겨 결국 같은 자리다. 금리는 은행이 더 쌌다.
- 그래도 후보에 남긴 건 고정금리라서다. 출산으로 소득이 주는 구간에 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는 위험하다.
- 총량 규제 완화分은 공급 관련 대출로 간다. 기존 아파트 사는 생애최초 주담대 몫은 따로 없다.
- 가장 중요한 건 혼인신고 순서다. 매수 시점에 혼인신고가 돼 있어야 신혼부부 기준을 쓴다.
정책이 바뀌면 뉴스는 한 줄로 요약해준다. 그런데 그 한 줄이 내 상황에 무슨 뜻인지는, 결국 내 숫자를 넣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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