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만 보다가 조급해졌다
3주 전에 한국부동산원 주간지수를 받아서 쌓는 구조를 만들었다. 후보 지역 열두 곳의 숫자를 주마다 갱신한다. 아직 습관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고, 이제 막 손에 익는 중이다.
7월 27일 자 데이터를 넣고 나서 손이 멈췄다. 5월 4일부터 7월 27일까지, 13주치 데이터에서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단 한 주도 빠지지 않았다. 97.52에서 100.82로 +3.38%. 그래프가 자로 그은 것처럼 올라가 있었다.
내 데드라인은 2027년 말이다. 그때 자기자본 1억 6,230만 원을 모아 5억짜리 집을 산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13주 만에 3.4%가 올랐다면, 5억짜리는 1년 반 뒤에 5억이 아니다. 그날 저녁에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이러다 못 사는 거 아닌가.”
그 조급함이 위험하다는 걸 나는 이미 한 번 배웠다. 7월 20일 자까지만 보고 “상승이 가속되고 있다”고 대시보드에 적었는데, 일주일 뒤 7월 27일 데이터가 들어오자 그 판단이 뒤집혔다. 서울 주간 상승폭은 +0.300%(7/6) → +0.273%(7/20) → +0.246%(7/27)로 4주째 줄어들고 있었다. 방향은 위였지만 속도는 떨어지는 중이었다.
3주를 보고 추세라고 부른 게 잘못이었다. 그래서 부동산 상승장 판단 기준을 아예 다시 만들기로 했다.
질문을 바꿨다 — “얼마나 올랐나”에서 “몇 곳이 올랐나”로
지수는 평균이다. 평균은 누가 올랐는지를 지운다. 서울이 +3.38%라는 문장에는 강남이 5% 오르고 어딘가가 1% 빠져도 같은 답이 나올 수 있다는 함정이 들어 있다.
그래서 두 번째 숫자를 만들었다. 전국 말단 시군구를 전부 세서, 그중 몇 퍼센트가 그 주에 올랐는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나는 이걸 확산도라고 부른다.
7월 27일 기준으로 전국 189개 시군구 중 112곳 상승, 20곳 보합, 57곳 하락. 상승 비율 59.3%.
숫자를 뽑아놓고 한참 봤다. 서울 지수가 13주 내내 오르는 동안에도 전국의 40%는 안 오르거나 빠지고 있었다.

내가 쓰는 판정 구간은 이렇다. 80% 이상이면 과열이라 보고 관망한다. 사람들이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지역까지 오르는 구간이라서다. 65~80%는 확산 진행, 45~65%는 선별적 상승으로 정상 범위, 45% 아래면 하락 우위로 본다.
59.3%는 정상 범위의 한가운데다. 5월 11일 53.0%에서 완만히 올라오긴 했지만 과열 근처에도 못 갔다. 지금은 “다 오르는 장”이 아니라 “되는 곳만 되는 장”이라는 뜻이다.
내 후보 목록 안에서도 갈렸다
전국 이야기는 멀게 느껴져서, 같은 13주를 내 후보 지역에만 적용해봤다. 결과가 훨씬 셌다.

| 지역 | 2026-05-04 | 2026-07-27 | 13주 변화 |
|---|---|---|---|
| 성남 분당구 | 96.27 | 101.33 | +5.26% |
| 성남 중원구 | 96.33 | 101.08 | +4.93% |
| 구로구 | 96.75 | 101.13 | +4.52% |
| 성남 수정구 | 96.74 | 100.87 | +4.27% |
| 노원구 | 97.45 | 101.26 | +3.91% |
| 강서구 | 97.08 | 100.87 | +3.90% |
| 서울 전체 | 97.52 | 100.82 | +3.38% |
| 의왕시 | 98.40 | 100.84 | +2.47% |
| 경기 광주시 | 99.51 | 100.68 | +1.18% |
| 전국 | 99.23 | 100.28 | +1.06% |
| 김포시 | 100.01 | 100.09 | +0.07% |
| 과천시 | 100.55 | 100.01 | −0.54% |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 2026-07-06 주차 = 100 기준
두 줄이 오래 눈에 걸렸다.
김포는 13주 동안 +0.07%다. 사실상 제자리다. 그리고 과천은 −0.54%로 오히려 빠졌다. 과천은 서울 강남권 바로 옆, 흔히 1급지로 분류되는 동네다. 급지가 높다고 다 오르는 게 아니라는 걸 이 한 줄이 보여준다.
같은 13주에 분당은 +5.26%, 과천은 −0.54%. 격차가 5.8%포인트다. “시장이 오른다”는 문장 하나로 이 둘을 같이 설명할 방법은 없다.
수급은 이미 방향을 틀고 있었다
하나 더 봤다. 매매수급동향은 100을 넘으면 사려는 쪽이 우세하다는 뜻인데, 서울은 7월 13일 113.7로 고점을 찍고 113.5 → 113.1로 3주 연속 내려왔다. 경기는 100.9까지 내려와 100 붕괴 직전이다.
보통 수급이 가격보다 먼저 움직인다. 다만 이건 관측이지 예측이 아니다. 3주 내려왔다고 꺾였다고 부르면, 내가 7월에 했던 실수를 반대 방향으로 똑같이 반복하는 것이다. 나는 1~4주는 그냥 “주간 변동”으로만 적어두고 판단 근거로 쓰지 않기로 정해뒀다. 5주가 넘어가야 “신호”라고 쓴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 내가 시기만 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서 대시보드를 다시 봤는데, 좀 부끄러웠다.
3주 동안 내가 만든 지표가 전부 “시기”에 관한 것이었다. 지수, 수급, 금리, 확산도, 상승장인가 하락장인가. 자동으로 쌓이게 해두고 주마다 들여다봤다. 그런데 강의에서 들은 문장 하나가 계속 걸렸다. 거래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가장 약하고, 그들은 시기에만 집착할 뿐 좋은 것을 골라 산다는 개념이 없다는 말이었다.
내 얘기였다.
같은 시기에 같은 금액으로 사도 결과는 두 배로 갈린다. 그건 시기가 아니라 무엇을 샀느냐의 문제다. 확산도 59.3%가 말하는 게 정확히 그거다. 열 곳 중 네 곳은 안 오르는 장에서는, “언제 사느냐”보다 “어디를 사느냐”의 비중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했다
시기 판단은 배경으로 내리기로 했다. 다음 세 가지 중 하나가 걸릴 때만 계획을 건드린다.
1. 확산도 80% 돌파 → 과열로 보고 매수를 미룬다 2. 확산도 45% 하회 → 하락 우위. 협상력이 내 쪽으로 온다 3. 매매수급 100 붕괴가 5주 이상 지속 → 신호로 인정하고 재검토
지금은 셋 다 아니다. 59.3%, 113.1, 3주. 그러니 시장을 더 들여다볼 이유가 없다.
대신 시간을 옮겼다. 앞으로는 지수를 보는 대신 한 개 구를 정해 단지 10개를 채우고, 그걸 세 개 구까지 반복한다.
단지 보고서는 지금 열일곱 개를 썼다. 그런데 전부 노원과 중랑, 두 개 구에서만 나왔다. 목표는 세 개 구·서른 개 단지다. 지수는 매주 꼬박꼬박 갱신하면서 정작 세 번째 구는 아직 손도 못 댔다는 뜻이다.
조급함의 정체도 이제 알겠다. 나는 못 살까 봐 조급했던 게 아니라, 아무것도 고르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서 조급했던 거다. 그 둘은 처방이 완전히 다르다.
정리
-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13주치 데이터에서 한 주도 빠지지 않고 +3.38% 올랐다. 이것만 보면 상승장이다.
- 같은 기간 전국 189곳 중 57곳은 하락 중이었다. 확산도 59.3% — 과열(80%)과는 거리가 있는 선별적 상승 구간이다.
- 내 후보 지역 안에서도 분당 +5.26% vs 과천 −0.54%로 갈렸다. 평균은 이 격차를 지운다.
- 부동산 상승장 판단은 “얼마나 올랐나”가 아니라 “몇 곳이 올랐나”로 해야 시장의 성격이 보인다.
- 열 곳 중 네 곳이 안 오르는 장에서 답은 타이밍이 아니라 선별이다. 그래서 나는 지수 대신 단지 조사에 시간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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