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평범한 직장인의 디지털 노마드 도전기 1화 — 내가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진 이유

밤 11시. 또 야근이다.

책상에 앉아서 발주 수량을 검토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누구를 위해 이러고 있는 거지?”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직장인이 되기 전, 나는 그냥 열심히 사는 8년차 구매팀 대리였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남는 게 없지?

학생 때부터 그랬다. 뭔가를 하면 제대로, 끝까지 하는 스타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스펙도 쌓고, 그렇게 취업에 성공했다.

8년이 지났다.

구매팀 대리로서 발주, 납기, 원가절감, 전략구매까지. 밤 11시 퇴근은 일상이었고, 주말 출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나름 인정받았고, 나름 성과도 냈다.

근데 어느 날 통장을 열어봤더니 — 별로 없었다.

비트코인으로 천만원 가까이 날리고 나서야 처음으로 진지하게 앉아서 생각했다.

“나는 분명히 열심히 살았는데, 왜 쌓인 게 없지?”


책 한 권이 현타를 확정해버렸다

그 무렵 읽은 책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핵심은 간단했다.

노동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보다 적게 받는다. 그 차이가 자본가의 이익이 된다.

읽는 순간 뭔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매일 11시까지 회사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었는데, 내가 절감한 원가, 내가 줄인 비용, 내가 최적화한 프로세스… 그 성과가 나한테 돌아오는 구조가 아니었다.

내 하루의 30% 이상을 회사에 바치는데, 그게 결국 대표 배를 불리는 일이라면 — 이게 맞나?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것저것 다 해봤다

사실 그 전부터 나는 뭔가를 계속 찾고 있었다.

직장인 취미 뮤지컬 극단에 들어가서 실제 공연도 올렸다. 무대에 서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러다 성우라는 꿈도 생겼다.

1인 창작자. 내 목소리로 먹고사는 삶.

1년 가까이 성우 학원을 다녔다. 꽤 진지하게.

근데 현실이 바뀌었다. AI가 목소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내가 1년 공부한 그 영역이 AI로 대체되는 걸 눈으로 봤다.

더 이상 시간을 쏟는 건 아니겠다 싶어서, 그만뒀다.


슬럼프가 왔다

성우 공부를 그만두고 나니까 이상하게 허전했다.

퇴근하면 항상 뭔가가 있었다. 뮤지컬 연습, 성우 공부, 드럼, 댄스… 근데 갑자기 저녁이 텅 비어버린 거다.

인생의 노잼 시기.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에너지는 남는데 갈 곳이 없는 느낌. 회사에서는 여전히 11시까지 일하고 있는데, 집에 오면 그냥 누워있게 되더라.


그리고 다시, 방향이 생겼다

그 슬럼프 속에서 두 가지가 겹쳤다.

첫 번째, 나는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했다는 것. 두 번째, 디지털 노마드라는 꿈이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었다는 것.

내가 꿈꾸는 삶은 이런 거다.

여행지 어딘가의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몇 시간 일하고, 또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내가 만든 콘텐츠와 시스템이 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어다주는 삶.

AI가 이만큼 발달한 지금, 그 꿈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침 — 인생의 동반자가 생겼다. 내년에 결혼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내집마련이라는 목표도 생겼다.

목돈을 굴려야 하고, 부수입을 늘려야 하고, 경제 공부를 해야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의 출발점으로 선택한 게 블로그다.


왜 블로그인가

사실 선택지는 많았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마트스토어…

근데 나는 글이 좋았다. 오래 남는 콘텐츠, 검색으로 찾아오는 독자, 시간이 지나도 읽히는 글.

그리고 8년간 내가 쌓아온 것들 — 구매 실무, 재테크 공부, 내집마련 도전기 — 이게 누군가에게는 진짜 필요한 정보라는 확신이 있었다.

잘 정리된 정보가 아니라도 괜찮다. 나처럼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나도 이렇게 살고 있어”라는 말을 건네는 공간이 되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시리즈에서 쓸 것들

이 시리즈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운영하고, 수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 워드프레스를 처음 열던 날의 멘붕 기록
  • 첫 글을 발행하고 조회수 0을 마주한 순간
  • SEO가 뭔지 알아가는 과정
  • 수익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 그 모든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화려하진 않을 거다. 근데 솔직할 거다.

디지털노마드라는 꿈을 향해 가는 30대 직장인의 기록. 2화에서는 워드프레스 개설 과정을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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