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드센스 승인을 목표했다. 하지만 메일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게재 신청이 승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진짜 목표가 애드센스 수익화였는데, 첫 관문에서 막혔다. 솔직히 좀 멍했다. 나름 글도 많이 올렸는데 왜?
거절당하고 나서, 오히려 블로그를 제대로 뜯어보게 됐다. 그 기록을 남긴다.
거절 메일이 말한 것
애드센스 거절 사유는 대개 두루뭉술하게 온다. 핵심은 하나였다.
“가치가 낮은 콘텐츠 / 정책에 맞지 않는 콘텐츠.”
처음엔 억울했다. 나는 분명히 열심히 썼는데. 근데 며칠 뒤, 내 블로그 글 목록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다시 읽어봤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구글 말이 맞았다.
내 블로그를 냉정하게 다시 봤다
당시 내 블로그엔 정부 지원금·정책 정보글이 잔뜩 있었다. 부모급여, 청년월세, 각종 보조금…
다시 읽어보니 문제가 보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정보 나열이었다. 공식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정리한 것뿐, 내 경험이 한 줄도 없었다. “~할 수 있습니다 /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애매한 문장만 반복됐다.
구글이 그런 글을 왜 싫어하는지 그제야 이해했다. 구글은 “AI로 썼냐 사람이 썼냐”를 따지는 게 아니다. “이 글에만 있는 가치가 있느냐”를 본다. 원본이 이미 공식 사이트에 있는데, 그걸 옮겨 적은 글을 굳이 검색 상위에 올릴 이유가 없는 거다.
이걸 어렵게 말하면 E-E-A-T(경험·전문성·권위·신뢰)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내 글엔 **경험(Experience)**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반대로, 내가 직접 발로 뛴 임장 후기나 예산 계산 글은 달랐다. 단지 이름, 실제 호가, 내가 걸은 동선, 내 통장 사정까지 들어 있었다. 그건 나만 쓸 수 있는 글이었다.
차이는 딱 하나였다. “나만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는가.”
데이터를 뜯어보니 더 충격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서치콘솔(검색 데이터)을 제대로 파봤다. 그랬더니 콘텐츠 문제 말고 기술적인 사고까지 발견됐다.
- 6월 10일을 기점으로 검색 노출이 절벽처럼 떨어져 있었다. 하루 70~80까지 오르던 노출이 갑자기 0~5로 붕괴.
- 트래픽 1위였던 글이 사라져 있었다. “하남 교산 청약”으로 검색 상위에 있던 글을, 내가 수정한답시고 지우고 새로 올리는 과정에서 완전히 삭제해버린 거다. 그 글이 받던 방문자가 통째로 증발했다.
- 비슷한 글이 여러 개 겹쳐 있었고(같은 주제 3개짜리도 있었다), URL 주소에 깨진 문자가 박힌 글도 있었다.
정리하면 — 콘텐츠는 양산형이라 가치가 낮았고, 그 와중에 URL까지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었다. 애드센스 심사관이 봤을 때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여기서 뼈아픈 교훈 하나. 한 번 검색에 걸린 글을 함부로 지우거나 주소를 바꾸면 안 된다. 그동안 쌓은 검색 순위가 다 날아간다. 수정은 같은 글을 그 자리에서 고치는 거지, 지우고 새로 올리는 게 아니다.
사이트를 갈아엎었다
문제를 알았으니 손을 댔다. 며칠에 걸쳐 블로그 전체를 수술했다.
① 글 전수 점검·분류 70개 글을 하나씩 보고 “살릴 글 / 고칠 글 / 검색에서 내릴 글”로 나눴다.
② 양산형 글 검색에서 내리기(noindex) 경험 0의 정책 정보글 스무 개 남짓을 삭제가 아니라 noindex 처리했다. (삭제하면 또 URL이 깨지니까, 주소는 살려두고 검색에서만 빼는 방식.) 색인되는 글이 70개에서 46개로 줄었다. 숫자는 줄었는데 평균 품질은 확 올라갔다.
③ 중복글 통합 같은 주제 여러 개는 가장 충실한 하나로 합치고, 나머지는 그 글로 넘겨주는 처리(301)를 했다.
④ 삭제된 1위 글 되살리기 사라진 하남 교산 글을 같은 주소로 다시 만들어 올렸다. 구글이 그 주소를 기억하고 있으니, 되살리면 순위를 회복할 여지가 있다.
⑤ 남은 글에 경험 주입 ISA, 연금저축, 연말정산 같은 재테크 글에 내가 실제로 겪은 것 — 계좌를 해지하고 후회한 이야기, 실제 환급받은 금액 — 을 넣어 다시 썼다.
⑥ 필수 페이지 점검 소개·개인정보처리방침·문의 페이지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했다. (애드센스 거절 1순위 사유가 이 페이지들 누락이다. 다행히 갖춰져 있었다.)
이번 일로 확실해진 것
거절은 아팠지만, 덕분에 배운 게 크다. 세 줄로 남긴다.
하나. 구글은 AI를 벌하는 게 아니라, 경험 없는 양산형을 벌한다. 글을 올리기 전에 스스로 물으면 된다 — “이 글에 나만 쓸 수 있는 문장이 한 줄이라도 있나?” 없으면 안 올리는 게 낫다.
둘. 돈·부동산 같은 주제일수록 정확해야 한다. 이런 주제는 구글이 신뢰를 더 깐깐하게 본다. 숫자는 공식 자료로 확인하고, 출처를 밝히는 게 기본이다.
셋. 검색에 걸린 글은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 지우고 새로 올리는 순간, 그동안 쌓은 게 사라진다.
지금은
사이트를 정리하고, 재신청을 넣었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이번에도 떨어질 수 있다. 근데 적어도 지난번의 “정보만 옮겨 적은 블로그”에서 “내가 직접 겪은 걸 쓰는 블로그”로는 바뀌었다. 그거 하나는 확실하다.
승인이 되든 안 되든, 이 과정도 숫자까지 솔직하게 남길 생각이다. 나처럼 애드센스 앞에서 막힌 누군가에게, 이 기록이 지도가 됐으면 한다.
관련해서, 검색에 걸리는 글쓰기 기초는 6화 SEO 편에 정리해뒀고, 이번에 되살린 하남 교산 글이 “경험을 넣으니 통하더라”의 실제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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